업무 글쓰기 — 매번 새로 고민하지 않는 문체 만들기

외국어로 업무 메일을 쓰는 법은, 내가 가장 자주 만나는 장면(요청, 지연 알림, 결과 보고, 결정 요청)마다 잘 쓴 메일을 한 통씩 모아 그 문장에 내 상황을 넣어 다시 써 보는 것으로 익힙니다. 자연스러운 메일은 내 초안을 옮겨서가 아니라, 그 언어로 잘 쓰는 사람들이 이미 쓰는 순서와 표현을 다시 쓰는 데서 나옵니다. 업무 글은 창작이 아니라 반복이라, 장면 몇 개면 보내는 글의 대부분이 덮입니다.

어떤 업무 글부터 연습해야 하나요?

한 달 동안 쓴 메일과 문서를 훑어보면 장면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요청하기, 거절하기, 지연을 알리기, 결과를 보고하기, 결정을 요청하기 정도로 대부분이 덮입니다.

자주 쓰는 순서대로 다섯 개만 적어 두세요. 이 다섯 개가 연습 목록입니다. 목록이 길어지면 아무것도 몸에 안 남습니다.

본보기로 삼을 글은 어디서 구하나요?

가장 좋은 재료는 받아 보고 "이건 잘 썼다" 싶었던 메일입니다. 사내에서 글이 깔끔한 사람의 공지, 외부 파트너의 잘 정리된 회신 같은 것들입니다. 자기가 예전에 쓴 것을 재료로 쓰면 지금의 습관이 그대로 굳습니다.

민감한 내용은 이름과 숫자를 바꿔서 넣으세요. 배우려는 것은 내용이 아니라 문장이 놓인 순서입니다.

업무 메일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은 무엇을 말해야 하나요?

업무 글에서 읽는 사람이 실제로 보는 것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입니다. 첫 문장은 이 글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마지막 문장은 상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해야 합니다.

잘 쓴 메일을 가져왔다면 이 두 문장부터 연습하세요. 가운데 설명은 상황마다 달라지지만 이 둘은 거의 같은 모양으로 돌아옵니다.

메일 한 통은 실제로 어떻게 연습하나요?

지연을 알리는 메일을 예로 듭니다. 본보기가 이렇다고 합시다. "협력사 보고서는 화요일이 아니라 목요일에 전달드리겠습니다. 시험 지점 다섯 곳 가운데 두 곳의 자료가 늦게 와서, 일부 수치만 먼저 보내기보다 모두 모아 보내려 합니다. 준비하실 것은 달라지지 않으며 금요일 검토 회의는 그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세 문장이 세 가지 일을 합니다. 바뀐 날짜를 먼저 말하고, 이유를 한 문장으로 대고, 읽는 사람에게 달라지는 것을 알립니다. 첫 문장의 뼈대는 "[무엇]은 [원래 날짜]가 아니라 [새 날짜]에 전달드리겠습니다"입니다.

이제 같은 뼈대에 내 상황을 넣습니다. "계약서 초안은 금요일이 아니라 월요일에 전달드리겠습니다. 법무팀이 책임 조항을 한 번 더 검토하기로 해서, 검토를 마친 판을 보내려 합니다. 준비하실 것은 달라지지 않으며 서명일은 그대로 두면 됩니다." 상황은 내 것이고 순서와 뼈대는 빌린 것입니다. 몇 번 써 보면 그 순서도 내 것이 됩니다.

외국어로 쓴 업무 메일은 왜 어색해지나요?

대개 모국어로 쓴 초안을 옮기기 때문입니다. 문법은 맞는데 문장의 순서와 공손함의 정도가 다른 언어의 것입니다. 영어라면 "I am writing this email to kindly ask you if it is possible to send the file"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영어로 일하는 사람은 "Could you send the file by Wednesday?"라고 씁니다.

고치는 길은 내 초안이 아니라 그 언어로 일하는 사람이 실제로 보낸 문장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첫머리, 부탁하는 방식, 맺음을 빌려 와 내 내용을 넣습니다. Scripta에서 단서 언어를 목표 언어와 같게 두면 모국어를 거치지 않고 학습할 수 있습니다.

업무 글을 짧게 쓰려면 어떻게 하나요?

길어지는 이유는 대개 뺄 말을 못 찾아서가 아니라 무엇을 말할지 정하지 않은 채로 쓰기 시작해서입니다. 정하지 않으면 다 씁니다.

연습할 때 문장의 뜻을 한 줄로 먼저 적어 보면 이게 드러납니다. 한 줄로 안 적히는 문장은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는 것이고, 대개 나눠야 합니다.

왜 빈칸 양식이 아니라 문장을 남기나요?

빈칸 뚫린 템플릿은 상황이 조금만 달라져도 못 씁니다. 남겨야 할 것은 문장 몇 개와 그 문장들이 놓이는 순서입니다. 그건 상황이 달라져도 옮겨 갑니다.

한 장면당 문장 대여섯 개면 충분합니다. 그 대여섯 개의 뼈대에 이번 상황을 넣어 며칠에 걸쳐 몇 번 써 보면, 그 장면은 다시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잘 쓴 메일이나 보고서 하나를 붙여넣으면, 그 문장의 뼈대와 순서로 내 상황을 써 보는 학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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